채권회수를 시도하는 채권자들 중에서는 채무자 가족에게 그 사실을 알려서 돈을 받아내려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한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가족이라도 채무는 각자의 몫입니다.
상대방을 믿고 돈을 빌려주었거나 투자 또는 거래를 했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상대방이 약속을 계속해서 어기고 금전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면 아주 큰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 상대방이 뻔뻔한 태도로 나오거나 자신의 어려운 상황은 배려해주지 않고 회피만을 하는 경우에는 더욱 화가 치밀어 오를 것인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간혹 채무자 가족의 연락처나 거주지를 알고 있는 채권자가 그 가족에게 채무자의 채무불이행 사실을 알리고, 가족에게 대신 빚을 갚으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채권자의 그러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사실 그러한 방법은 오히려 채권자 자신에게 피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채무자 가족에게 변제요구를 하는 것이 당연한 권리라고 여기는 경우까지 있어서,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법률에서는 재산에 있어서 부부는 물론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도 별산제가 적용됩니다. 재산에는 빚도 포함되기 때문에 빚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채무자의 가족이 빚을 대신 갚을 의무는 없는 것입니다. 물론 예외적으로 채무자가 사망을 한 상황에서 채무자의 가족이 빚을 상속을 한 경우에는 그들로부터 채권회수가 가능할 수 있으나, 그마저도 상속포기나 한정승인 등을 하는 경우에는 불가능합니다. 더욱 큰 문제는 법적으로 그들에게 돈을 갚으라고 요구할 권리가 없는 것을 넘어서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구체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행동과 처벌 수위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에서는 채무자의 관계인에 대한 연락을 금지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채권회수를 위해서 채무자의 소재지나 연락처, 소재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채무에 관한 내용을 알리지 못하도록 하고 있고 만약, 그러한 내용을 알리는 경우에는 2천 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으며 손해배상 책임까지도 지게 됩니다.
또 그러한 상황에서는 감정이 격해져서 자신도 모르게 폭행이나 협박을 한다거나 강제적인 재산회수, 거주지 침입 등의 행위를 할 수가 있는데요. 그렇게 되면 문제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 자체로 폭행죄나 협박죄, 공갈죄, 강도죄, 주거침입죄, 절도죄, 명예훼손죄, 재물손괴 등이 문제될 수 있으며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자체에서도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여 사생활 또는 업무의 평온을 심하게 해치는 결과를 발생시키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 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처벌이나 각종 제재는 점점 강력해지는 추세에 있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채권자가 오히려 처벌을 당하고 역으로 합의를 해달라고 채권을 포기하거나 오히려 돈을 더 물어주는 결과까지 벌어질 수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화가 나서 참을 수 없는 결과일 것이니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채권회수를 위해 필요한 조치
법과 제도가 너무 채무자 편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어느 정도 맞는 말 같기도 합니다. 법적대응을 하는 시간도 오래 걸려서 채권자는 스트레스를 받고, 거기다가 회생이나 파산제도까지 있다고 하니 채권자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입니다. 또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 뭐라도 시도는 해봐야겠습니다. 합법적 대응을 해서도 채권회수에 성공하는 사례들은 무수히 많긴 하니까요.
일단 가족이 대신 변제를 하도록 합법적으로 유도하는 관점에서만 생각해보겠습니다. 만약 주소지를 알고 있는 경우라면 그곳으로 내용증명우편을 보내는 것이 방법인데 반드시 채무자를 받는 사람으로 보내야 합니다. 또 채권회수를 위한 소장 등의 송달주소를 채무자 가족의 주소지로 보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는 경우 채무자를 당사자로 서류를 보내는 것이지만 간접적으로 가족들에게 채무에 관한 사실을 알리는 것입니다. 우편물은 수령인 본인만 개봉해 볼 수 있는 것이니까요.
다른 한 가지 방법은 채무자가 가족과 같은 주소지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일단 판결문을 받은 다음 그곳에 동산압류를 하러 가는 것입니다. 동산압류는 사전에 경고를 하고 최후에는 문을 강제로 개방하며 물건들을 회수해 오기 때문에 모두가 알게 됩니다. 이외에도 법적인 분석을 통해 가능한 경우라면 형사 고소를 통해 가족의 대위변제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각자 어려운 상황이겠지만 적절한 채권회수 방법을 잘 알아보고 문제를 해결해야겠습니다.